파크시스템스가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삼성증권 문준호 연구원은 이번 리포트를 통해 파크시스템스의 단기적인 실적 부진보다는 장기적인 신규 장비 내러티브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하회하는 어닝 미스를 기록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비용 지출과 제품 믹스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미세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원자현미경(AFM)의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며, 특히 신규 장비인 하이브리드 WLI와 EUV 마스크 리페어 장비의 잠재력이 유효하다는 점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다.
4분기 실적 분석: 일시적 비용과 믹스 변화의 영향
파크시스템스의 2025년 4분기 매출액은 577.11억 원, 영업이익은 91.0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45% 감소한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결과다. 이러한 어닝 미스의 주요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제품 믹스의 변화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용 AFM 장비의 비중보다 연구용 장비의 비중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매출 총이익률에 영향을 주었다. 연구용 장비는 범용성이 높지만 단가가 산업용에 비해 낮기 때문에 전사 이익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
둘째, 판관비의 급증이다. 연말 성과급 지급과 더불어 연구 개발(R&D) 인력 확충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반영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인재 확보와 보상 체계 강화는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나, 단기적인 분기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용들은 일회성 성격이 강하며, 기업의 기초 체력이 훼손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신규 장비 내러티브: 하이브리드 WLI와 NX-Mask의 도약
이번 리포트에서 가장 강조된 포인트는 신규 장비의 성장성이다. 파크시스템스는 기존의 원자현미경 기술을 넘어 반도체 계측 및 검사 시장의 판도를 바꿀 두 가지 핵심 병기를 보유하고 있다.
- 하이브리드 WLI (White Light Interferometry): 이 장비는 백색광 간섭계 기술과 원자현미경을 결합한 혁신적인 솔루션이다. 기존 AFM은 해상도는 뛰어나지만 측정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하이브리드 WLI는 넓은 영역을 WLI로 빠르게 탐색한 후 정밀 계측이 필요한 부분만 AFM으로 스캔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를 통해 수율 향상과 공정 시간 단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어 대형 파운드리와 메모리 업체들의 채택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 NX-Mask (EUV 마스크 리페어 장비): EUV(극자외선) 노광 공정이 반도체 제조의 표준이 되면서 포토마스크의 결함 제거는 수율의 핵심 변수가 되었다. 파크시스템스의 NX-Mask는 미세한 파티클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AFM 기술을 활용하여 고가의 EUV 마스크 수명을 연장시킨다. 최근 EUV 펠리클 도입이 지연되거나 비용 문제로 제약이 생기면서 마스크 리페어 장비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원자현미경(AFM) 기술의 독보적 지위와 시장 전망
파크시스템스는 전 세계 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약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인 1위 기업이다. AFM은 나노미터 단위의 분해능을 제공하며, 시료를 파괴하지 않고도 3D 구조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SEM(주사전자현미경)이나 TEM(투과전자현미경)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는다.
반도체 공정이 2nm 이하로 진입하고 GAA(Gate-All-Around)와 같은 복잡한 3D 구조가 도입됨에 따라 기존 광학 계측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 반면 AFM은 원자 간의 힘을 이용해 표면을 읽어내기 때문에 깊은 홀(High Aspect Ratio) 내부나 미세한 패턴의 높낮이를 측정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2026년부터 시작될 차세대 메모리 투자 사이클과 함께 AFM 장비의 적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크시스템스 주요 재무 데이터 및 실적 추이
파크시스템스의 최근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외형 성장세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표는 2024년과 2025년의 주요 재무 지표를 정리한 내용이다.
| 구분 | 2024년(연간) | 2025년(연간 추정) | 2025년 4Q(실제) |
| 매출액 (억 원) | 1,750.6 | 2,065.5 | 577.11 |
| 영업이익 (억 원) | 385.3 | 428.56 | 91.05 |
| 영업이익률 (OPM, %) | 22.0 | 20.75 | 15.78 |
| 지배순이익 (억 원) | 428.04 | – | – |
| ROE (%) | 22.46 | – | – |
| GP/A (%) | 43.69 | – | – |
(참고: 2025년 4Q 실적은 공시 데이터 기준이며, 연간 수치는 분기별 합산 데이터임)
위 데이터에서 볼 수 있듯이 연간 매출은 2,000억 원 시대를 열었으며, 전체적인 수익성 지표인 GPM(매출총이익률)은 6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파크시스템스가 고부가가치 장비 시장에서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글로벌 경쟁사 비교 및 시장 경쟁력 분석
글로벌 계측 장비 시장에서 파크시스템스는 미국의 브루커(Bruker), 영국의 옥스포드 인스트루먼츠(Oxford Instruments) 등과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용’ AFM 분야에서는 파크시스템스의 독주 체제가 굳건하다.
- Bruker (미국): 생명과학 및 재료과학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종합 분석 기기 기업이다. 원자현미경 시장 전체 점유율은 파크시스템스와 비슷하지만, 반도체 양산 공정에 최적화된 자동화 AFM 기술력에서는 파크시스템스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 Oxford Instruments (영국): 연구용 현미경 시장에서 입지가 넓으나 산업용 자동화 솔루션 비중이 낮다.
파크시스템스는 경쟁사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적용받고 있는데, 이는 원자현미경 ‘Pure Player’로서의 전문성과 반도체 전방 산업과의 강력한 유대 관계 덕분이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TSMC, 인텔, 마이크론 등 글로벌 Top-tier 반도체 제조사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강력한 진입 장벽이다.
2026년 반도체 업황 사이클과 투자 인사이트
2026년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확산과 자율주행,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다시 한번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양산과 1c DRAM 공정 전환은 계측 장비 업체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선단 공정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수율 관리가 핵심이 되며, 이는 곧 AFM 장비의 신규 수주로 이어진다. 최근 중국의 적극적인 장비 자립화 노력과 미국, 유럽의 보조금 정책에 따른 로컬 팹 건설 확대 역시 파크시스템스의 수주 잔고를 채워주는 긍정적인 요소다. 2026년 글로벌 반도체 장비 투자는 전년 대비 약 14~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파크시스템스의 신규 장비 매출 비중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목표주가 및 투자 전략: 370,000원의 근거
삼성증권은 파크시스템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70,000원에서 370,000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26년 예상 EPS(주당순이익)에 글로벌 장비사 평균 대비 할증된 멀티플을 적용한 결과다. 현재 주가는 258,500원 수준으로, 목표주가 대비 약 43% 이상의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단기적인 실적 미스는 주가에 선반영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오히려 조정 시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규 장비인 NX-Mask와 하이브리드 WLI의 매출 기여도가 높아질수록 영업이익률은 다시 30%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들은 다음 세 가지를 핵심 지표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 분기별 신규 수주액의 반등 여부 (500억 원 이상 유지 여부)
- 하이브리드 WLI 장비의 글로벌 고객사 추가 채택 소식
- 메모리 업황 개선에 따른 산업용 AFM 출하량 증가
결론적으로 파크시스템스는 단순한 현미경 제조사가 아닌,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수율을 책임지는 핵심 솔루션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실적의 변동성보다는 기술의 방향성과 시장의 구조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긴 호흡의 투자가 유효한 시점이다.
(본 보고서는 주식 시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투자는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